글, 사진ⓒVOKA
이 작가에게 빠지지 않을 수 없었다.
죽음 1, 2편을 완독하며 작가의 매력에 흠뻑 빠져 바로 '기억'을 접하게 되는데 생각지도 못했던 스토리와 전개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내가 만약 전생의 기억으로 돌아갈 수 있다면?
고등학교 역사 교사인 르네 톨레다노는 동료 교사 엘로디와 최면술 공연에 가게 된다. 공연에서 관객 체험자로 지명 당한 그는 영웅적인 전생의 삶으로 가길 희망한다. 이내 최면에 빠진 르네는 1차 세계 대전 참전용사인 삶으로 가게 되며 큰 트라우마에 빠지게 된다.
그는 함께 동석했던 동료 교사의 조언으로 나쁜 기억을 없애기 위해 다시 최면술사를 찾아가고 몇 번의 전생 체험 후 스스로 전생의 삶으로 갈 수 있는 '퇴행 최면술'을 익히게 된다.
112번째 삶,
그가 역사 교사로 사는 삶이고 그는 최면술 공연 이후 퇴행 최면을 통해 자신의 전생으로 갈 수 있는 능력을 알게 된다.
'영웅적인 삶', '평화로운 삶', '카타르시스의 절정을 맛보는 삶'의 전생을 맛보던 르네는 자신의 첫 번째 전생과 마주하게 된다.
그의 능력은 바라만 보던 시선에서 점차 전생의 그와 대화를 나눌 수 있게 되고 그는 자기의 첫 번째 전생을 도와주기 위한 여정이 펼쳐진다.
책은 어드벤처와 같은 느낌으로 긴장감이 지속된다.
주인공이 어려움에 부딪힐 때 마다 자신을 도울 수 있는 생을 찾아 그들의 도움을 받는 장면은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마치 롤플레잉 게임과 같은 느낌이 들기도 했다.
마지막 모든 전생들을 불러 모으는 장면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상상력의 극치를 느낄 수 있었다.
철학적이면서도 재미 요소가 가득하고 우리가 아는 내용을 토대로 '이걸 어떻게 수습하지?'라는 걱정도 들었지만 역시 베르나르 베르베르 다운 완벽한 마무리로 강한 여운을 남겨주었다.
죽음에선 '상대적이고 절대적인 지식 백과사전'을 곳곳에 소개하며 이야기를 전개해 갔다면 기억에서는 '므네모스'라는 잘못된 역사를 바로잡는 그의 역사 기록서가 또 다른 매력으로 다가선다.
마음 같아선 줄거리 요약을 심도 있게 하고 싶지만, 재미를 반감시킬 요인이라 '아주 재밌는 소설'로 요약하는 게 나을 것 같다.
그리고 마지막 '게브'와 '누트'가 생을 마감하며 나눈 말과 페이지 초반의 글이 떠오르며 깊은 여운에 휩싸였다.
「훗날 당신을 또 만나고 싶어요」
누트가 게브를 쳐다본다.
「당신을 어떻게 알아보면 되죠?」
한 몸처럼 뛰던 그들의 심장 박동이 서서히 느려진다.
「내가 파란 돌고래가 달린 목걸이를 하고 있을게요. 그거면 인식표로 충분할 거예요. 안 그래요?」
그들이 몸을 틀어 서로 꼭 껴안으며 눈을 감는다. 얼굴에 미소가 번진다.
「잘가요, 누트」
P.391, 기억
무대위에서 최면사와 피험자가 마주 보고 서서 서로를 뜯어보고 있다.
여자는 조각 같은 몸에 목선이 깊게 파인 검정 드레스를 걸쳤다. 그녀의 목에 걸 돌고래 모양의 청금석 팬던트가 남자의 눈길을 끈다.
P.14, 기억1
<책 속의 문장>
p.368, 기억 1
「니르바나는 영혼이 영원히 해방되는 것을 말해요. 카르마가 환생의 굴레에 벗어나고 존재가 지극한 공(空)에 도달하는 경지를 뜻하죠.
당신이 더 이상 육신으로 거듭날 필요가 없게 돼요. 물질로부터 벗어난 순수한 영혼이 되는 거죠. 그렇게 우주의 시원, 가장 순수한 본질로 돌아가 빛과 에너지가 되는 거에요.
나를 비롯해 앞서 살았던 모든 존재들의 마지막 현현(顯現)으로서 당신이 ....」
p.371, 기억 1
「<애벌레한테는 끝인 것이 사실 나비한테는 시작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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