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과 삶에 대한 고찰
죽음 1, 2 - 베르나르 베르베르
글, 사진 ⓒ보카
분명 한 권 정도는 읽었던 것 같은데 막상 되짚어 보니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은 단 한 권도 접해보지 못했었다.
학창 시절 분명히 '개미'를 읽었던 것도 같은데 그냥 제목만 보았던 것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작년 말 경 오디오북으로 '죽음 1'을 시작하는데 왠지 모를 지루함이 밀려와 빠르게 중도 하차했었다.
아마도 그 이후부터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들이 오디오북으로 공개돼도 애써 외면했던 것 같다.
시간이 흘러 내 취향이 바뀌어서 일까?
지난 주말부터 시작한 '죽음 1, 2'는 초반부터 몰입도 잘되고 재미가 느껴진다.
심령 소설, 추리소설, 판타지 소설?
여러 장르가 혼재되어 있는 듯한 느낌과 특히 추리소설식 사건 전개와 심령, 판타지성 조합을 통한 이야기 구성은 개인적으로 상당히 좋아하는 취향이기에 더욱 몰입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또한 점차 광범위해져 가는 현실 너머의 세계가 그려지고 있기에 매우 흥미롭게 볼 수 있었다.
책에 『상대적이고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 』으로 소개되는 실제 이야기들은 장면 변화 시점마다 잘 포진되고 소개되어 소설과 조화를 이루고 있어 작가에 대한 경이로움마저 들기도 했다.
대중의 지지를 받고 있던 장르문학의 소설가 '가브리엘 웰즈'가 돌연 죽음을 맞이하게 되고 영매사 '뤼시 필리피니'의 도움으로 죽음을 인지한다. 하지만, 자신의 죽음이 자연사가 아닌 타살로 직감한 웰즈는 리쉬의 도움을 받아 범인을 찾아 나서는데 여러 장르가 어우러져 있어 몰입감은 매우 좋다.
개인적인 느낌이지만 책에서 소개되는 사후 세계는 '신'의 존재라기보다는 마치 매트릭스와 같은 다른 문명에 의해 만들어지고 운영되는 느낌도 받았다. 이에 '아스트랄계'라는 조직 구성이 눈에 띄고 이 구성에도 상위, 중위, 하위로 나뉘는 것을 보면 마치 고도로 발달된 외계 문명 같은 느낌이 든다.
책은 소설가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어 개인적으로 글 쓰기를 좋아하고 쓰고 싶은 열망이 있는지라 좀 더 관심을 두고 책을 접했던 것 같고 소설이지만 프랑스 문학계를 간접적으로 나마 체험할 수 있지 않았나 생각된다.
작가의 수많은 작품들 중 다행히도 난 첫 단추를 잘 꿴 거 같다.
다만, '옮긴이의 말'을 보면 이 책은 작가의 초기 작의 색채와 짙다고 표현하는 것을 보니 내 취향상 초기작들을 먼저 답습해야 할 것 같다.
<책 속의 문장>
『작가는 기자가 아니기 때문에 기사를 통한 반론이 불가능하지만, 해당 평론가의 인물 됨됨이를 고스란히 드러내는 등장인물을 창조해 자신의 소설에 넣을 수가 있다. 저마다의 무기가 있는 법이다.』
『저는 추리 소설도 읽지만 프루스트나 플로베르 같은 문장가들의 작품 〈역시〉 즐겨 읽어요. 그런데, 음악계에는 고전 음악과 록 음악을 다루는 매체가 따로 존재하는 반면 문학 매체들이 좋아하는 책은 모두 천편일률적이에요. 참으로 놀라운 일이죠. 마치 동시에 같은 풀을 뜯어 먹는 양들 같아요. 그 피해는 고스란히 독자들 몫이죠. 』
『지금까지 그를 사로잡았던 생각과는 다른 생각이 머릿속에서 꿈틀거린다. 〈나는 왜 죽었지?〉가 아니라, 보다 근원적이고 신비로운 질문이 그에게 말을 걸어온다.
〈나는 왜 태어났지?〉』
죽음과 삶에 대한 고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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