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마지막 한강 라이딩을 끝으로 12년 만이다.
몇 번이고 한강 라이딩을 시도했지만 샘솟던 자신감도 중간 어디선가 수 그러 드니 다른 곳으로 빠지길 반복한다.
일상에 찌들고 근심 걱정은 쌓여만 가고 마침 브롬톤이 내 손에 들려지니 아무 생각 없이 한강으로 달린다.
큰 맘먹고 평일 휴가를 낸지라 부담은 컸지만 이른 아침 집에서 나와 막상 달리기 시작하니 챗 바퀴에서 벗어난 느낌이 든다.
주말과는 다르게 한산한 자전거길을 달리니 마음 또한 여유스러워진다. 한강에 꼭 가야만 한다는 강박은 어느새 사라지고 자연스럽게 한강을 향해 달려 나간다.
시작은 내가 거주하는 병점에서 출발한다. 이곳에서도 언 10년 넘게 살다 보니 나름 정이 든 것 같다.
기흥 호수 자전거 전용도로 전까지는 일반도로로 이동해야 하지만 그래도 인도에 자전거도로가 깔려 있기에 횡단 보도 신호대기가 응근히 시간을 잡아 먹지만 그래도 수월하게 갈 수 있다.
기흥호수 자전거 전용 도로에 진입하면 자전거도로와 인도로 구분 되며, 조금만 달리다 보면 시원한 전경의 호수를 보게 된다.
이때 부터는 신갈 자전거 전용도로까지는 신나게 달릴 수 있다. 다만 인도가 옆에 있음에 자전거 도로로 산책을 하는 사람들이 응근히 많이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다.
신갈자전거전용 도로를 달리다 '기흥역'을 보게되면 자전거도로에서 빠져나와야 된다. 예전에는 용인 동백 호수 공원까지 이동하여 갔었는데 탄천 자전거 전용도로까지 꽤나 돌아가는 길이다.
위와 같이 기흥역에서 빠져야 탄천자전거도로로 가로질러 갈 수 있고, 용인동백 호수공원까지 가게되면 운동은 되겠지만 이후 이마트를 지나 고속도로 진 출입로에서 꽤나 힘들게 길을 건너야 하고 어느정도 오르막 경사가 있어 땀 좀 흘려야 된다. 아직 가야할 길이 멀기에 위 처럼 '기흥역'을 보고 빠져 나오는게 최선의 방법이다.
탄천자전거도로 '구성역' 부근에서 휴식을 취하고 '카카오맵'을 열어 '대방역'을 자전거로 검색하면 위와 같이 안내를 받는다.
45.8km, 3시간 14분 소요로 나온다. 실제 주행 시간은 2시간 19분 정도 소요 되었고 이때 평속은 20km/h 나왔었다.
한강에 진입해서 편의점에서 20~30분 정도 휴식한다고 가정하면 대략 3시간내로 대방역까지 갈 수 있는 거리로 감을 잡으면 된다.
탄천자전거도로에서 한강자전거길로 접어 들기까지 큰 어려움은 없다. 한강 진입 전에 2~3 개 정도의 고개가 있지만 탄력 받아 쉽게 오를 수 있다.
내비게이션을 따라 한강변로를 달리다 보면 바다에 온 것만 같은 청량감을 맛 볼수 있고 멋진 경관에 한껏 매료된다. 다만, 역풍이 심한 구간들이 은근히 많아 허벅지에 은근히 힘이 들어간다. 그래도 한동안 쌓였던 온갖 근심 걱정들이 이곳을 지나며 한순간 사라짐을 느낀다.
예전에 로드 사이클로 지금과 비슷하게 한강을 거쳐 안양천을 타고 금정역까지 갔었던 게 마지막 한강라이딩였다.
당시만 해도 그런 생각을 가지지 못했지만 강산이 변하고 찾아온 한강 라이딩의 특징이 크게 느껴졌다.
· 뽕짝 스피커 아저씨들은 여전하다.
· 태릉선수촌 온 느낌도 든다.
· 같은 미니벨로를 만나 열심히 쫓아가다 언덕에서 좌절 (전기자전거도 생겼다)
한강가면 꼭 한강라면 먹고 와야지 하면서 굳은 마음 다졌겄만 내가 찾은 편의점은 라면 끓이는 기계조차 찾을 수 없었다. 아니 내가 못찾았을 수도 있었겠지만 비좁은 매장 안이나 밖 그어디에도 찾지 못했다. 그런데, 인터넷을 찾아보니 다들 먹고 있는 리뷰가 올라온걸 볼 수 있었다. 희한하게 내눈에만 안보였나보다.
그래도 긴 시간 페달링을 하고 온지라 갈증도 몰려오고 편의점 인근 파라솔이 펴진 테이블에서 잠시 휴식을 가진다.
개인적으로 맥주맛이 다 거기서 거기라 생각해서 인지 가장 저렴한 '필 라이트'만 먹어왔는데 올 초부터 요 곰표 에일맥주가 이상하리 만큼 내 입맛과 맞는 느낌이 들었다.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에일맥주를 거의 다 먹어 보았지만 그래도 내 입맛에 '곰표'가 딱 맞는다.
맥주 한캔 놓고 30여분은 앉아 있었던 같다.
그런데 난 저 편의점 인근에 대방역이 있을 것이란 상당히 큰 착각을 하고 있었다.
저 곳에서 대방역까지 언 10km는 남아 있었던게다.
'아~ 그럼 맥주 안먹었지~!'
갈증은 한 없이 밀려오고 왠 오르막 내리막이 그리도 이어지는지.
심지어 미니벨로 처자가 나를 치고 나가길래 열심히 쫓아가던 중 언덕에서 눈치 챘다.
'아~ 전기구나!'
어쩜 저리 여유스럽던지 부럽기 한이 없었다.
그렇게 대방역에 도착한다.
20대 시절 군복무를 마치고 바로 여의도 인근으로 출퇴근 할 때 대방역에서 환승하며 토스트나 오뎅 먹던 그 시절이 떠오른다. 어렴 풋한 기억이지만 세월을 간직하고 있는 듯 오래 된듯 한 그 느낌은 여전한 것 같다.
확실히 브롬톤이 대중교통 특히 지하철을 이용함에 있어 상당히 편리하고 유용한 것은 사실이다.
기존 유사브롬톤 운용 시 늘 아쉬웠던 것은 폴딩 후 이동 시 안장을 핸들삼아 이동 시 안장 돌아감 현상은 응근히 스트레스였고 구름성이 좋지 않아 이지휠과 익스텐더도 달아 주었는데 교체 후 얼마뒤 분양 보냈으니 참 마음이 아프다.
확실히 그런 디테일한 부분에 있어서는 브롬톤의 완성도가 뛰어남을 느낀다.
한껏 쌓였던 근심 걱정을 십 수년만에 다시 찾은 한강 라이딩 덕에 훌훌 털어 버릴 수 있었다. 마음속에 담아 두고 전전긍긍한다고 해결되지 않음은 확실하다. 마음에 한가득 무거운 짐이 쌓여 있다면 지금 당장이라도 나가보는 건 어떨까?
거기에 쳐다만 보아도 설렘 가득한 브롬톤과 함께라면 즐거움이 배가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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