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벨로로 다시 자전거 생활을 시작하면서 먼 거리를 이동할 수 있게 되었고, 8시간~9시간 걸리던 장거리 도보여행이 3~4시간으로 줄어들며 시간적 여유와 함께 더 많은 것들을 할 수 있게 되었다.
다만, 오르막이라도 보이면 의례히 내려 끌고 올라 가게 되는데 왜 그리도 벅찬지 오래전 기억에는 꽤 가파른 오르막도 오르내렸것만...
그래도 익숙해지니 변속요령도 생기고 근력도 붙으니 완만한 경사가 아닌 이상 나름 오를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유독 이 길은 엄두가 안났다. 몇 번이고 시도 했지만 바닥에 본드라도 붙여 놓은듯 일정 구간에 들어서면 페달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그렇게 끌고 올라가 꼭대기에서 한참을 헉헉대며 미니벨로로는 안되는 구간이라고만 생각했었다.
한 여름날씨 못지 않은 6월 주말,
안양에서 부터 병점까지 늘 다니던 길로 이동하며 역시 이날도 이 구간에 들어선다. 액션캠을 달고 있어서 그런지는 몰라도 왠지 모를 자신감도 샘솓고 그 옛날 삼막사 업힐이나 광교산 빨래판을 떠올리며 과감하게 도전해본다.
240m 내외의 짧으면서도 급격한 경사로 이루어져 있어 상당한 체력소모가 필요하다. 하지만, 광교산 빨래판 처럼 긴 시간을 급경사로 올라가야 하는 구간이 아니다 보니 한번쯤은 무정차라는 타이틀 하에 도전하고 싶었다.
나름 긴 시간 달려왔지만 아직 체력은 남아 있었다. 내리 쬐는 때악볕 속에 조금 올랐을까 숨이 텁텁 막혀 오는게 느껴진다. 포기 하지 않겠다라는 굳은 의지가 있어서 그런지 나름 체력안배를 하는 내가 느껴진다. 전엔 1단으로 시종일관 올랐었지만 죽겠다 싶을 때 1단으로 변속하고 오르니 그나마 고지 앞까지 다다른다.
거의 끝 무렵 온 힘을 다해 페달질을 하는데 왠지 체인이 끊어 질 듯한 묘한 느낌도 들지만 기우에 불과 할뿐 두번의 고비를 넘기며 정상에 다다른다.
극한의 고통 뒤에 찾아 오는 강렬한 희열.
자신감과 도전심만으로 하루 아침에 해낸건 절대 아니다. 분명 그뒤에 받쳐주는 것들이 자신감과 도전심을 만들어 준 거다. 근데 그냥 밀어붙이면 다 되는 줄 아는 인간들이 .. (이건 책 한권 쓸거 같아 패스)
항상 고통스런 오르막만 있지 않고 오름 후엔 내림도 있게 마련이다.
내가 이 곳을 좋아 이유는 잠시지만 신나게 내달릴 수 있어 기분이 참 좋아진다.
지난 주말 극한의 고통과 희열을 맛보며 브롬톤과 함께 까맣게 불태웠다!
'BB Life' 카테고리의 다른 글
브롬톤 리자인(LEZYINE) 신형 펌프 (0) | 2022.06.24 |
---|---|
미니벨로 야간 라이딩 | #브롬톤과 수원 한 바퀴 (0) | 2022.06.21 |
다시, 한강으로 | #브롬톤과 함께하는 한강라이딩 (0) | 2022.06.13 |
브롬톤과 잘 어울리는 "브룩스 팀 프로페셔널 클래식 안장" (0) | 2022.06.08 |
아무튼, 브롬톤 (0) | 2022.06.08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