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아가족 - 양수련
오디오북으로 그 내용 전달이 더 잘되는 작품들이 있다.
'표정 없는 남자'의 준기, '불편한 편의점'의 독고와 같은 캐릭터는 성우 분들의 실감 나는 연기에 감정 전달이 더욱더 돋보인다.
리아 가족은 각 등장인물별로 주제가 나뉘고 등장인물별 독백으로 진행되는 독특한 전개 방법이 인상적이다.
그렇다고 대화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는 건 아니다.
적절한 시점에서는 대화형으로 진행되어 부담스럽지 않게 자연스러운 조화가 아우러진다.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위에 소개한 작품들과 같이 '리아 가족' 역시 책 초반 리아의 독백이 상당한 카리스마가 느껴지고 순간 몰입하게 만들기에 책으로 접했다면 그 감흥이 달랐을 것 같다.
작가의 바리스타 탐정 시리즈를 접했기에 초반 전개에 흠칫 놀랄 수밖에 없었다. 긴박한 미스터리 추리 형식의 전개가 예상되었으나 전혀 다른 내용은 마치 훌륭한 고전문학을 접한 느낌마저 든다.
등장인물들의 고유의 캐릭터성이 주제별로 잘 드러나 있고 살고자 하는 이야기는 묵직한 여운이 남겨지며 한 편의 연극을 본 것 같은 느낌이다.
아쉽다면 종이책을 구입하려 하였으나 주로 이용하는 온라인 서점은 배송이 3일 이상 소요되어 포기하고 전자책으로 구매했는데 PDF 포맷이라 이북리더기에서의 활용이 제한적이라 아쉬움으로 남는다.
작가의 문학적 표현에 감탄한 작품이었고 독특한 전개와 성우분들의 연기력이 조화를 이루는 멋진 작품이기에 난 이 소설을 오디오북으로 추천한다.
<책 속의 문장>
P.83
어둠의 과거는 땅속 깊이 묻혔다. 시간이 지나면 몸은 예전처럼 회복될 거고, 여느 청춘들처럼 잔인한 봄날을 운운하며 너의 일상으로 돌아가게 될 거다. 새롭게 얻은 일상에 고마워하며 누리게 될 거다.
P.85
과거는 이제 다 떨쳐내고 너 자신만 생각하도록 해. 그렇게 눈을 감았다가 뜨면 새날은 반드시 오게 돼 있어. 평생 갈것 같은 고통도 실은 아주 잠깐 머무는 것뿐이지. 눈 깜짝할 사이에 모든 것들이 지나가 버려. 죽은 사람은 몰라도 산 사람은 어떻게든 살게 돼있다는 말, 참으로 진리잖니.
P.301
"숨쉬는 자신의 존재조차 불미스럽게 여기는 가여운 녀석이지. 척박한 삶을 조에게 줄 양이면 신은 사자의 심장을 그에게 줬어야 옳았어. 신은 어쩌자고 그런 녀석에게 하얀 심장을 줘야만 했는지 내 눈앞에 신이 있다면 한버 따져보고 싶은 심정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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