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켄슈타인
- 저자 : 메리 셸리
- 출판사 : 휴머니스트
- 출간일 : 2022.02.07
작품의 배경
내가 알고 있던 프랑켄슈타인이 아니었다.
이로 인해 관련 정보들을 찾아본다. 1931년 제임스 웨일 감독이 제작한 동명의 영화는 프랑켄슈타인의 괴물을 희화화하는 데 가장 크게 기여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 영화에서 프랑켄슈타인 박사가 만들어낸 괴물의 형상을 윗머리가 납작하고 목에는 나사가 박혀 있으며 인간의 말은 하지 못하고 둔한 거인의 모습으로 묘사하고 있다. 이후 B급 영화나 코미디물로 전파되며 프랑켄슈타인 박사가 어느새 괴물의 이름으로 돌변하게 된다.
1818년 익명으로 발표된 프랑켄슈타인은 '괴물'이라는 괴상하고 기묘한 소재로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고 한다. 당시 평론가들은 윌리엄 고드윈에게 헌정된 이 책의 저자를 그의 제자 중 한 사람으로 추정했고, 작가가 여자였을 거라고는 상상하지도 못했다고 한다. 몇 년 뒤 작가의 정체가 공개되며 경악을 금치 못했고 비판과 무시, 오독 등 자품에 대한 다양한 해석으로 들끓었음을 볼 수 있었다.
프랑켄슈타인이 출간될 당시 작가 메리 셸리의 나이는 고작 열아홉 살에 불과했다는 것을 알았을 때 더욱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SF 소설의 기원이자 인공지능의 창시라 봐도 무관할 만한 소설은 당시 시대 배경으로 보았을 때 나이 어린 그것도 여자가 쓴 소설이라 상상도 못 했을 것임에는 분명했다.
요약 줄거리
탐험가인 월턴 선장은 북극으로 항해를 하던 중 얼어붙은 바다에서 조난당한 남자를 구한다. 조난당한 남자는 건강을 회복하게 되고 자신을 '빅토르 프랑켄슈타인'이라고 밝힌다. 그리고, 자신의 경험담을 선장에게 털어놓으며 이야기는 시작된다.
그는 생명의 원리를 연구했고 결국 인조인간을 만드는데 성공한다. 하지만, 그가 원하던 인간상이 아닌 흉측한 괴물이 태어나며, 자신이 만든 피조물을 뒤로한 채 실험실을 도망쳐 나온다. 프랑켄슈타인의 피조물 역시 자취를 감추게 된다.
괴물은 어느 시골 마을 한 가족의 헛간으로 숨어들게 되고 스스로 인간의 언어를 습득하며 지식의 범위 또한 넓혀 간다. 하지만 자신의 흉측한 외모로 인해 사람들로 하여금 학대와 소외를 받게 된다.
괴물은 자신을 만들어낸 '프랑켄슈타인' 박사를 찾아 그동안의 고난과 역경을 털어놓게 되고 자신과 같은 흉측한 모습의 반려자를 만들어줄 것을 간곡히 부탁한다.
프랑켄슈타인 박사는 괴물의 간곡한 요청을 받아들여 또 다른 피조물을 만들려 했지만 파국으로 치달을 것을 염려해 포기하게 된다.
괴물은 결국 가족, 친구, 약혼자를 살해하며 흉악한 모습을 드러낸다.
프랑켄슈타인 박사는 괴물을 없애기 위해 유럽 전역을 떠돌다 결국 북극까지 오게 되고 선장에 구조되기까지의 과정을 이야기한다.
이야기를 마친 프랑켄슈타인 박사는 괴물을 없애지 못하고 선상에서 죽음을 맞이한다. 하지만 그림자처럼 쫓아다니던 괴물은 선상에 나타나고 자신의 창조자가 죽었음을 알게 되며 절규하며 자신 또한 죽음을 맞이할 것이라 말하며 사라진다.
SF 소설의 원조, 인공지능 시조새
『프랑켄슈타인』은 총 3부로 구성되어 있고, 이중 2부가 주는 재미와 몰입감은 상당하며 위에서도 거론되었던 우리가 알고 있던 프랑켄슈타인이 아님을 보게 된다.
프랑켄슈타인 박사가 만든 괴물이 연구실에서 나와 온갖 역경 속에 인간의 무리에 합류하고자 노력했지만 처절히 짓밟히며 결국 처참한 살육의 과정들을 박사에게 이야기하는 과정은 괴물의 순수성, 잔인성 그리고 박사를 설득하며 얻어내고자 하는 양면의 얼굴마저 보이기도 한다. 이 장면들이 주는 몰입감은 이 책의 백미라 느꼈고 요즘 소설이라 해도 무색하지 않을 정도로 『프랑켄슈타인』이 주는 진가를 전달한다.
여기서 주목할 만한 것은 괴물 스스로 강한 의지를 통해 언어를 습득하는 과정들은 인공지능 시초를 알리며, AI 학습법 중 고도화된 딥러닝을 보여주는 것만 같은 그의 체계적인 언어 습득 과정은 상당히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프랑켄슈타인』은 친구들과 모임에서 무서운 이야기를 하나씩 써보자는 제안에서 탄생한 작품이다.
메리 셸리는 자식을 둔 유부남과 도피 여행을 하던 중 임신을 하게 되고 예정 보다 일찍 세상에 나온 딸은 며칠 만에 숨을 거둔다. 머지않아 두 번째 아이를 임신하게 되고, 1816년 프랑켄슈타인의 집필을 시작하게 되었을 때 그의 남편이 자살을 하게 된다. 어린 나이 느꼈을 작가의 고통이 상상되고 『프랑켄슈타인』을 통해 그녀가 느꼈을 생명의 탄생과 직결된 죽음, 그리고 저주받은 인생에 대한 삶의 회환을 함께 그리고 있지 않나라는 생각도 해본다.
내게 있어 B급 영화의 아류작이었던 『프랑켄슈타인』을 새롭게 새길 수 있는 계기였고, 200년 전의 소설이라지만 SF 소설의 시초이자 그녀가 그려낸 상상력은 아직도 그 기술이 못 미치고 있지만 어느 순간 복제인간이 나오는 시점에선 『프랑켄슈타인』은 다시금 재해석되지 않을까 생각도 해본다.
아직도 할리우드식 B급 영화로 오인하고 있는 독자들이 있다면 그 깊이와 심오함에 빠져 보길 권한다.
깊이 있는 SF 소설임에는 분명하다.
책 속의 인상 깊은 문장
“아! 별과 구름과 바람이여, 모두가 나를 조롱하는구나. 나를 진정 불쌍히 여긴다면 모든 감각과 기억을 짓밟아 아무것도 남지 않게 해 다오. 그게 아니라면 차라리 모두 사위어서 나를 어둠 속에 버려다오.”
'프랑켄슈타인' 중에서
“이자도 내 희생자다! 그를 죽이는 것으로 내 죄는 완성됐군. 굴곡진 내 비참한 삶도 이제 막바지에 이르렀다! 아, 프랑켄슈타인! 고결하고 헌신적인 존재여! 그대에게 나를 용서하라고 애원한들 무슨 소용이 있을까? 나는 당신이 사랑하는 사람들을 모두 파괴함으로써 당신을 돌이킬 수 없이 무너뜨렸지. 아! 이제는 차갑게 식어 나에게 대꾸할 수도 없구나.”
'프랑켄슈타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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