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태주 시인
1945년 충남 서천에서 태어난 작가는 외가에서 소작농이었던 아버지 '나승복'의 6남매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공주사범학교를 졸업 후 1964년 연기도 연천군에 있던 군남 국민학교 교사 발령받은 이후 여러 초등학교 교사를 거쳐 장학사, 교감, 교장 등을 지냈으며 2007년 공주시 장기초등학교 교장을 마지막으로 정년 퇴임했다.
그는 1971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서 '대숲 아래서'로 등단하였다.
그의 저서로는 1973년 '대숲 아래서'를 시작으로 39편의 시집과 2008년 '꽃을 던지다'외 2편의 산문집을 출간하였다.
시는 모르지만 시를 알게 해준 시
학창 시절 라디오 프로그램 오프닝 멘트에서 윤동주 시인의 '별 헤는 밤' 만 내 머릿속에 남아 있을 뿐 시는 내 일상과는 거리가 먼 그들만의 작품 세계와도 같았다.
그렇게 중년의 나이가 되어 우연치 않게 찾은 별마당 도서관.
마침 나태주 작가의 작품 전이 열리고 있었고 곳곳에 전시 된 작가의 작품을 훑어보던 중 한 시에 한참을 멈춰서 그의 시를 읽고 있는 나를 보게 된다. 결국 한 장의 사진을 남겨온다.
내가 아는 그런 시 즉, 그들만의 세상이 아닌 그냥 읽으면서 왠지 내가 그 시에 빠져들고 있음이 느껴졌다.
'이 분의 시집을 보고싶다.'라는 어렴 풋 한 기억과 함께 다시 일상으로 돌아와 잊고 지냈다.
나에겐 위로가 되었던 시
그렇게 일 년여 시간이 흐를 무렵 마침 새 시선집 '별빛 너머에 별'이란 시상집 출간 소식을 접하게 되었다.
제목과 북 커버 디자은 한 순간 일 년 전 별마당에서의 기억을 소환해 주었다. 너무도 아름다운 제목과 디자인에 매료되지 않을 수 없었다.
간절함이 커서 였을까? 나에게도 이 책을 받아 볼 수 있는 행운이 따라주었다.
'별빛 너머의 별'은 나태주 시인이 10여 년 전부터 써온 사랑 시 365편을 엮은 시선집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시집이라서 그런 걸까?
프롤로그의 '별을 그대 가슴에'라는 시로 시작되며 일 년 전 그의 전시 작품에서 느꼈던 감정이 고스란히 전달됨을 느꼈다. 그렇게 마음에 와 닿으니 쓰고 또 쓰고 그의 시를 느껴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시를 통해 처음으로 뭉클함이 치밀어 오르는 감정을 느끼게 된다.
꽃 그늘
아이한테 물었다
이담에 나 죽으면
찾아와 울어 줄 거지?
대답 대신 아이는
눈물 고인 두 눈을 보여주었다.
별빛 너머의 별, 나태주
이게 뭐라고 단 몇 줄에 울음이 터지고 말았다. 그리고 지금 내 삶을 돌아보기 시작한다.
알 수 없는 말들로 꾸미지 않고도 이렇게 내 감정의 골을 흔들어 대는 작가의 시는 결국 내 마음을 어루만지며 위로 해주고 있음이 느껴졌다.
아름다움을 담은 시집
2022년 작년 한 해 백 권이 넘는 책과 함께 한 시간을 보냈음에도 이 책의 외형적 독특함은 매료되지 않을 수 없었다.
고급진 하드커버와 함께 제목은 빛을 받으면 반짝이는 듯한 은박 인쇄가 되어 있어 신비감 마저 주고 있다.
총 4부로 구성되어 있고 각 부가 명확하게 구분되는 파스텔톤 인쇄가 배면에 보이고 각 책장 면 끝쪽으로 자연스럽게 그색이 녹아들어 시와 함께 절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
437페이지에 달하는 두께를 보여주지만 이내 그 아름다움에 매료되어 책장을 넘기고 있는 나를 보게 된다. 아울러 각 주제 첫 장은 아름다운 일러스트레이터가 실려 있어 시와 함께 감상하기 좋은 이 책의 볼거리 중 하나이다.
마치며,
아내에게 시 한편을 들려주었다.
함께 한지 이 십여년이 다 되가지만 이렇다할 사랑 표현 한번 해보지 못했지만 시를 통해 왠지모를 나의 마음을 전달하고 싶었다.
처음 그녀 앞에서 읊어 대는 시였지만 민망하지는 않았다.
고백
좋은 것만 보면 무어든
네 생각이 나고
어여쁜 경치 앞에서도
네 얼굴이 떠올라
어떻게든 너에게
선물하고 싶지만
번번이 그럴 수는 없어
안달하다가 무너져 내리다가
절벽이 되고 산이 되고
끝내는 화닥화닥 불길로
타오르는 꽃나무
이것이 요즘
너를 향한 나의 마음이란다.
별빛 너머의 별, 나태주
시는 몰라도 나태주 시인의 시는 오래도록 내 마음에 남을 것 같다.
※ 본 도서는 알에이치케이코리아 북클럽에 선정되어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주관적인 생각과 느낌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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